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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연호] 전세계 유일한 연호 국가 일본! 2019년 레이와시대로
    TOKYO 2017 - 2019/일본 현지 이야기 2019. 7. 1. 23:13

    목차

    연호란?

    일본인들에게 연호가 가지는 의미

    헤이세이 시대에서 레이와 시대로

    연호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연호란?

     

    연호의 기원은 사실 2000년 전의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력한 중앙정부 통치 국가였던 중국의 황제들은, 황제 자리에 즉위하면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연호라는 것을 만들어, 자신이 즉위한 해에 붙여서 사용하게 합니다. 즉 황제가 즉위한 해는 연호 1년, 그리고 그다음 해는 연호 2년이 되는 식입니다. 이 연호 문화가 중국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도 연호가 쓰이기 시작합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연호가 사라졌지만 일본은 전 세계 유일하게 아직까지도 연호가 쓰이고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일본인들에게 연호가 가지는 의미

     

    일본에서는 이 연호가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정말 널리 쓰이고 있어서,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나, 동사무소에서 서류를 발급할 때에도 서양력이 아니라 연호 연도를 기입합니다. 일본에 도착했던 날 전입신고를 하러 동사무소에 갔다가 서류에 연호로 생일을 적도록 되어있어서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대로 비워뒀더니 직원분이 알아서 바꿔서 적어주셨는데, 그 다음날 은행계좌를 만들러 은행에 갔더니 은행도 서류가 연호로 적도록 되어있어서, 저는 문화충격을 느꼈습니다...ㅎ 서양력을 쓰는 곳도 물론 많지만, 공식적으로 중요한 서류(구약소에서 작성하는 서류, 집 계약 시 작성하는 서류, 금융 서류 등)는 대부분 연호력을 쓰기 때문에 일본 3년 차인 지금은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10년씩 세대를 구분해서 '이건 90년대생만 아는 건데' '00년대에도 사람이 태어나?' 이런 말장난을 많이 하잖아요? 일본은 이게 연호로 갈리기도 해요. 이 연호로 세대가 갈리면 은근히 자기가 다음 세대라는 걸 어필합니다. 레이와로 연호가 바뀌기 이 전 일본의 연호는 헤이세이(平成), 그리고 그 전은 쇼와(昭和)였습니다만, 가령 쇼와 마지막 년도에 태어난 사람이, "나는 아슬아슬(기리기리) 쇼와세대다!" 라고 조금이라도 더 헤이세이에 가깝다는 걸 강조하는 거죠. 참고로 마지막 쇼와세대는 89년생, 첫 헤이세이도 89년생이랍니다.

     

    이번에 연호가 레이와로 바뀌면서, 저희 팀 일본인 후배가 저에게 털어놓기를, 나는 태어나서부터 평생을 헤이세이 시대에서 살아왔는데 이제 헤이세이일수 없다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좋은 일이지만 서글프기도 하다.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감정이지만, 또 동시에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내년이 벌써 2020년이니까요, 대충 느낌은 저도 안다고요...ㅠ

     

     

    헤이세이 시대에서 레이와 시대로

     

    <헤이세이 시대>

     

    전 일왕인 아키히토왕이 생전 퇴위를 발표하면서, 2019년 4월 왕세자인 나루히토 왕이 즉위, 일본은 헤이세이 시대에서 레이와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극우 정권이 오랫동안 여당으로 있어왔지만, 아키히토 일왕은 수차례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적 발언을 해왔습니다. 한국의 광복절인 8월 15일 전쟁 피해자 추도식에서 전쟁에 반대한다고 말한 적도 있고, 실제로 즉위 이후 번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또 2001 자신의 생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일본 역사서에 쓰여 있으며 이에 대해 한국과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까지 한 친한파 인물입니다. 

     

     

     

    <레이와 시대>

     

    이어 즉위하는 나루히토 왕은 아키히토 왕의 장남입니다. 나루히토 왕이 재위하는 동안 일본은 레이와 시대가 됩니다. 나루히토 왕은 외동딸을 두고 있는데, 현재 일본의 법은 남자만 왕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나루히토 왕의 후사에 대해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논란이 많다고 합니다. 여자도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연호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2019년 4월 1일 새 연호가 발표되던 날, 전 방송사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연호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왕의 즉위를 기념하여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왕이 직접 만들어 붙이는 것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은 굉장히 까다롭게 법제화되어있습니다. 먼저 국무총리가 국문학 전문가들을 선정, 초안을 여러 개 만들도록 하고, 이 초안을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이 논의하여 투표에 부쳐 오랜 시간에 걸쳐 결정한다고 합니다.

     

     

    여태까지의 연호는 모두 중국의 고전에서 등장했던 단어를 채택해왔던 반면, 레이와는 처음으로 '매화의 노래'라는 일본 고전 문학에서 인용하였다고 합니다. 매화의 노래는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아름다운 정경을 묘사한 시입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레이와라는 연호에는 젊은 세대가 각각의 꽃을 피워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고 밝히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희망이 넘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젊은 세대가 활약할 수 있는 시대였으면 좋겠다.
    젊은이들이 각각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일본을 만들고 싶다

     

    사진은 도쿄 하나미 스팟 중 하나인 키치죠지입니다. 매화는 아니지만...

    과연 1년 내내 꽃놀이만 기다린다는 일본인 답게, 연호도 꽃으로 정해버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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